Skip to main content
책

성경 왜곡의 역사

— 정진명

서지정보

서명: 성경 왜곡의 역사
저자: 바트 어만(Bart D. Ehrman)
역자: 민경식
출판사: 갈라파고스
출간일: 2026년 1월 27일
원서명: Misquoting Jesus: The Story Behind Who Changed the Bible and Why
원서 출간일: 2005년

생각

『성경 왜곡의 역사』는 오늘날 우리가 신약성경이라고 부르는 책에 포함된 각 권들이 초기에 어떻게 성립되었는지를 다루고, 필사와 번역이라는 과정을 통해 전해진 책들의 내용이 어떻게 그 과정에서 영향을 받았는지를 다루는 학문인 성서의 본문비평이 밝혀낸 여러 성과를 소개하는 책입니다.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구매한 책 중 한 권입니다.

책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살아온 저자 본인의 경험과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기독교의 기반이 되었던 유대교의 특징과 기독교의 성립 과정에서 문헌의 중요성, 성경의 성립과 본문비평의 필요성이 대두된 과정과 그 과정에서 확립된 방법론을 거쳐 여러 이문異文들이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연구 사례들을 제시합니다.

축자영감설과 성경무오론이라는 반증을 거부하는 신적인 주장에 대해, 인간이 쓰고 말하고 옮겨적고 번역한 책들을 인간적인 방법으로 추적하고 연구하는 내용을 담은 이 책은 오늘날 정말 많은 사람이 읽고 있는 책인 성경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에 대해 좀 더 제가 선호하는 설명을 해 줍니다.

'원문'을 찾기 위한 여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네요. 저자에 의하면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들의 가장 오래된 버전은 원본도, 원본의 사본도 아닌 훨씬 나중에 복제된 버전과 조각들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문을 재구성하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은 정말 대단한 것이겠지요. 저는 바르트의 영향도 있을 것 같고 게임 모딩에 대해 하는 생각에서 드러나는 성향도 그렇지만, 저자가 극단적이라고 표현하는 '원문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의견이 가능한 것은 수많은 문헌을 찾아보고 그것들끼리 비교를 하며 그것들의 분포와 지도를 만든 다음이었기 때문이었겠지요. 그 과정에는 원문을 재현하는 것에 대한 추구가 강한 동력이 되었겠고요. 그 기여를 인정하는 것이, 수많은 저자와 필사자가 각자의 해석을 넣어서 만들어졌고, 심지어 지금도 만들어나가는 중인 책으로서의 성서를 존중하는 과정의 한 켠에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종교에서 발견될 때 꺼림칙하게 여기는 측면이 있다면 비판과 의심을 허용하지 않는 생각과 대화의 구조입니다. 이슬람 맥락에서, '혁신'이라는 의미의 Bid'ah가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인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 받은 충격이 지금도 제 가슴 속에 있습니다. 그게 이 책에서 제가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겠지요. 4대 복음서의 저자들조차 각자 다른 시선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해석하고 자신의 해석을 글로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저자들과 필사자들 또한 자신의 해석을 붙여나갔지요. 오늘날도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성경을 쓰지는 않더라도 스스로 믿는 바를 삶에서 실천하며 자기가 믿는 그리스도의 삶을 자신의 삶을 통해 필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서 저는 변화와 더 나은 삶과 세계가 존재할 가능성을 봅니다.

Updated on 2026년 10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