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보람의 가격
일이 만족감을 주는 것은 그 일을 선택할 이유가 되며, 개인이 더 낮은 대우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선택하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 일의 고용시장에서의 가치를 낮추는―낮은 임금과 열악한 처우, 불안정한 고용 상태 등―효과가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만화 『세금으로 산 책』은 공립도서관의 사서들이 일하는 환경에 대해 언급하는 만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조적 차이, 결정권자와 실무자의 업무상 갈등, 결코 좋다고 말할 수 없는 급여와 여러 만성적인 문제 등. 시민들이 이용하기 위한 공간인 도서관을 꾸려나가는 직원들이 일을 통해서 행복해지는 장면을 묘사하면서도, 이 만화나름의 방법으로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일을 낭만화하면서도, 현실의 갑갑함을 숨기려 들지는 않는다.
교사의 일은 보람찬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교류한 사람이 스스로에게나 남들이 봤을 때에나 성장하거나 더 나은 자신이 되는 일을 지켜보고 북돋을 수 있는 일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무 현장에서 겪는 격무와 전해 듣는 극단적인 에피소드들은, 우리 사회가 이러한 보람을 볼모로 거기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착취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하지만 다른 여러 조건을 고려해 본다고 할 때, 예를 들자면,
- 일이 만족감을 줄만한 일이 아니고 오히려 그만두고 싶은 일이지만, 그것이 딱히 고용시장에서의 가치를 높여주지 않는 경우
- 일이 만족감을 줄 수 있고 고용시장에서의 가치도 높은 경우
같은 경우가 생각이 잘 안 나는 것도 아니라, 어떤 조건이 더 붙어야 이 생각이 좀 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일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아니 뭐, 그런 일관적인 설명이 크게 가치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