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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깨진 유리창 이론

깨진 유리창 이론은 관리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가 사람들의 범죄적 심리/행동을 유발한다는 이야기로부터, 공공기물의 상태를 깨끗하게 유지함으로서 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 경범죄를 철저하게 단속하는 것이 중범죄 발생을 막기 때문에 좋은 치안 정책이라는 이야기, 심지어는 살고 있는 환경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것이 정서적인 안정과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가리키고 있다.

한국어에서 어떻게 쓰이는지와는 별개로, 깨진 유리창이라는 개념은 The Atlantic에 기고된 『Broken Windows』라는 기고문에서 유래한다. 이 개념의 탁월한 '그럴듯함'은 차치하고, 사회과학이라는 입장에서 이 이론은 루돌프 줄리아니가 뉴욕 시장 시절 택했던 치안 정책과 범죄율이 감소한 성과로 뒷받침된다.

가난을 엄벌하다』에는 그 근거가 얼마나 타당한지에 대해 다루는 내용이 있다. 비슷한 시기의 다른 도시에서도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어도 범죄율이 감소한 사례가 있었고, 단순히 말해 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증거의 오류』에서는 다른 측면을 다루는데, 애초에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범죄율이라는 수치가 자의적인 측면이 있으며, 그 중 특히 살인사건과 연결되는 '타살'에 관해서는 경찰에 의한 살해가 제대로 집계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학문적 비판과는 별개로 이것은 여전히 그럴듯해 보이기 때문에, 맥락을 떠나서도 많이 채용되거나 갖다붙여지는 것처럼 보인다. 조직의 통제 정도를 높을 때 사소한 규율을 잘 지켜야 조직 전체적으로 성과가 오른다고 한다거나, 심지어 나치의 수용소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몸가짐을 단정히 한 사람이었다거나…. 사람들이 MBTI로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려는 데에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을 필요는 없다.

나는 사람들이 옳고 그름, 혹은 뭘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지를 판단할 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꽤 참조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깨진 유리창 이론의 설명 자체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것이 '법칙'이라고 부를 만큼 거기에 대해 깊게 공부한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느냐 하면 아닌 것 같고, 그것을 행동의 지침으로 삼고 실행하기에는, 통제가 강해짐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 때문에 별로 그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이야기로, 한국어 위키백과의 깨진 유리창 이론 문서에 은근슬쩍 '노숙인들이 많던 서울역 부근에 국화꽃 화분으로 꽃거리를 조성'한 사례가 올라가 있는 것은 역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