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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

왜 야구 팬은 욕을 해도 되는가

한국어 트위터에는 '씨발쓰지마세요'라 불리는 사건이 있었다. 일군의 사람들이 씨발이라는 욕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용이나 댓글로 욕을 쓰지 말자며 '씨발쓰지마세요'라는 내용의 트윗을 남기는 활동 보였던 것에서 시작된다.

그런 행동은 얼마 가지 않아 사그라들었고 거의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사건을 "아무데나 씨발쓰지마세요 하던 사람한테 화가 난 야구팬이 걸쭉한 욕설을 퍼부어줘서 두번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와 같은 서사로 기억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욕을 한다. 혼자 쓰고 싶은 대로 쓰는 공간의 성격이 꽤 있는 트위터는 물론, 그보다도 좀 더 다른 사람이 듣는 것이 전제되는 공간에서도 욕을 하는 일이 있다. 거기에 대해서 사람들의 시선은 보통 곱지 않다. 개인적인 공간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들으면 불편하다고, 그만 하라고 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이리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입버릇같은 웃음 섞인 욕설부터, 감정이 실린 욕설까지 다양한 경우를 들 수 있겠지만, 크게 차이나지는 않을 것이다.

유독 야구, 조금 확장해서 스포츠 팬덤에 대해서는 그 기준이 다른 것 같다. 오히려 야구에 대해 욕을 적절히 할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인 가치로 여겨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터넷)방송인의 분노를 웃기게 받아들이는 건 야구에 한정된 일은 아니지만, 야구에 분노하는 버튜버의 모습 같은 것들은 평소 그 방송을 지켜보던 사람의 폭을 넘어 널리 퍼지는 것처럼 보인다.

단순히 야구를 보는 것이 고통스럽기 때문에, 『웃기려고 한 과학 아닙니다』가 다루듯 욕설을 하는 것이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것들이 공리주의적으로 용인된다기에는 조금 약하다.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가 다룰 법한 여러 고통에 있어서, 욕설은 오히려 고통받는 사람을 주변 사람들로부터 고립시키는 편이다. 추측하기에는, 그 고통을 다른 팬과 함께한다는 것이 이 판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잘은 모르겠다.

욕설이나, 다른 이슈였으면 여러 사람 앞에서 보이기 부적절하다고 여겨지는 분노에 대한 사람들의 관용은 순수히 왜 이렇게 되었는지 궁금한 것에 가깝지만, 선수나 관련자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조차 위트로 받아들여지는 건 좀 사람들이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들을 그런 모욕을 받는 자리에 서게 만드는 게 과연 맞는 일인지조차 의심스럽다. 몸값 비싸게 주고 용병으로 데려왔는데 성적이 좋지 않았던 야구선수의 이름을, 도시 내의 기능이 없지만 형태만 존재하는 구조물들을 가리키는 데 쓴 『초예술 토머슨』같은 건 대체 뭐란 말인가. 사람을 이렇게까지 모욕하는 게 왜 이렇게 유쾌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개인이 그런 감정상태에 빠지고,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공감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사회는 왜 이런 일이 계속되고 반복되도록 두고 있는가? 괜찮은 것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