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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민주주의

민주주의(民主主義)는 집단의 의사가 구성원 개인으로부터 유래한다고 명시하고, 그러한 의사가 실현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생각이다. Democracy라는 단어를 이렇게 설명하는 게 적합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민주주의라는 단어에는 붙을 법한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민주주의의 근거를 한 명 한 명의 개인이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고민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데에 둔다. 이것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는, 어떠한 의사결정의 결과에 대해서 결국 개인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에 있다. 그런 개인들이 어떤 식으로든 모인 공동체는, 어떤 순간 공동체로서의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이 사실을 명시하고, 그렇게 발생한 공동체의 무한책임을 개인의 무한책임으로 이전시키는 과정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다.

노예가 채찍질을 받을지언정 발걸음을 자신이 옮기고 돌부리를 자신이 피해야 하고, 전제정의 지배를 받는 신민이 세금 액수를 어떻게 채울지를 스스로 고민해야 하고, 회사원이 출근하기 싫어하면서도 어떤 대중교통을 이용할지 스스로 계획해야 하는 것처럼… 매트릭스에 집어넣지 않는 한, 개인에게서 그것을 빼앗을 수는 없다. 이것이 같은 이슈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합의로 성장했을 때 그것은 지식이 되고, 정치 체계로서의 민주주의가 채택되는 것은 단지 개인의 그것을 인류 공동체의 그것으로 자연스럽게 확장시키려 한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대안적 실재는 민주주의의 이러한 취약점(Vulnerability)을 공략한 공격(Exploit)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는 미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다루며 민주주의를 전제로 한 여러 정치 형태와 그 당시의 논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누가 누구를 대표할 것인가』는 현대 한국 정치 구조가 좀 더 민주주의를 잘 실현하는 형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서라고 할 수 있다.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를 언급하려 한다. 자본가가 민주주의를 훼손하려 하는 시도에 대한 고발이지만, 놀랍게도 출판사는 저자가 개인적인 분노로 '우물에 독 타기'식 접근을 하며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균형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글을 추천사로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