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정보
서명: 중국 문화를 읽는 6가지 키워드 - 영웅, 인의와 도, 서정, 사랑, 혼백, 항전통
저자: 리어우판(李歐梵)
역자: 신의연
출판사: 흐름출판
출간일: 2020년 12월 7일
원서명: 中國文化傳統的六個面向
원서 출간일: 2016년
생각
『중국 문화를 읽는 6가지 키워드』는 사게 된 경위가 잘 기억나지는 않는 책입니다. 그래서 리디북스의 책 소개 페이지를 읽었는데, 책을 직접 읽었을 때의 줄기인 "이 책은 저자의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이 소개 페이지에 부각되어 있지는 않아 조금 인상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번역서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이 있으면 저는 원서는 어떻게 포장되어 팔렸는지를 보는 편인데, 중국어는 잘 몰라서 원서 제목이 대충 『중국 문화 전통의 여섯 가지 측면』정도인 것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원서랑 기획이 크게 차이나는 책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은 중국의 고전 텍스트 중 여섯 가지를 꼽아 작품이 탄생한 배경, 저자의 삶, 당시의 환경 등을 이야기하며 작품이 당시와 오늘날 갖는 의미를 짚습니다. 필요하면 다른 교수의 설명을 더하고,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내용까지 책에 실려 있어 알찬 강의를 들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기』 중 「항우본기」로 보는 영웅 전통, 한유의 『원도』로 보는 유교 전통, 소동파의 서정 전통, 풍몽룡의 『장흥가중회진주삼』이 세속적 욕망을 부정하지 않는 모습, 『요재지이』가 다루는 괴력난신, 루쉰이 보여주는 근대성. 이렇게 늘어놓고 보면 중국 문화에 주요하게 영향을 미친 유교 문화와 그 반동들로 중국 문화를 설명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원문 자체가 중국인, 그리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이다 보니, 제가 놓치는 것들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비교적 최신 중국 작품에 이런 전통이 어떻게 이어졌겠거니 하는 것들을 알면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며, '문언문'과 '백화문'의 차이도 잘 모르다보니 어떤 서술들은 좀 덜 와닿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더라도, 중문학에 대해 훑어보기에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 『가치의 입법자 프리드리히 니체』를 읽었는데, 루쉰을 이야기할 때 니체를 언급한 것이 우연히 제가 읽은 두 책이 연결되는 지점이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재미 때문에 저는 책을 한 권 진득하게 읽는 것보다는 여러 권 읽게 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