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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경제왕 연산군 2부

정진명

서지정보

서명: 경제왕 연산군
저자: 라구.B.P
출판사: 문피아
플랫폼: 네이버 시리즈
연재일: 2026년 4월 13일~2026년 7월 9일(2부)

생각

『경제왕 연산군』은 연산군의 몸에 빙의한 경제학 전공자가 역사를 바꾸는 대체역사소설입니다. 2부는 1부에서 주인공 경식 겸 이융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 후, 그의 후손인 이경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주인공이 바꾸어놓은 세상을 관찰하고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한 내용입니다.

2부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이경은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실권이 없는 젊은 종친으로, 대체역사소설의 주인공에게 기대되는 활약이나 성격을 보여주는 인물은 아닙니다. 그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인물이며, 위대한 선조가 만들어놓은 세상을 비교적 좋은 자리에서, 그 선조 유령이 들려주는 '개발자 코멘터리'를 들으며 관찰하는 인물이죠. 1부의 주인공이 바꿔놓은 세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관찰하기에 딱 좋은 주인공이라고 할까요?

대체역사 소설 세계의 신비한 힘으로 비슷하지만 다르게 등장하는 이순신, 허난설헌과 허균 등의 인물이 변화한 세계에서 각자가 지닌 문제로 고뇌하고 행동하는 모습이나, 인도나 남아메리카에 세력을 뻗치고 지배하는 한(작중 조선의 새 국호)인들이 보이는 한계나 1부의 주인공이 잘 만들어놓은 체계가 잘 이어져가고 있음에도 보이는 세계의 불완전한 부분 등이 묘사됩니다. 1부에서도 작가가 묘사했던 세계, 그러니까 주인공이 의도한 대로, 독자가 기대하는 대로 만들어졌고, 이렇지 않았을 세계보다 행복한 것이 자명하여 대안을 말하기도 어렵지만 개운하다고 할 수도 없는 세계처럼, 2부에서는 그런 세계의 모습이 구체적인 인물과 사건들의 변주로 드러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를 읽고 나서인지 연재분에서 사티 풍습이 현지를 지배하는 한인 관료들에게 문제가 되는 대목을 읽을 때 여러 생각을 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작중에서 원래 역사의 영국 포지션을 차지한 한이기 때문에 원래 역사의 영국이 식민지에 가했던 여러 억압을 (1부 주인공의 안배로 '원래 세계보다 행복하게') 가하게 된 한인 관료제의 서술을 보며, 대체역사 장르의 핵심인 영웅주의적인 착한 제국주의적 접근이 독자가 만족할만한 답을 내지 않는 장면을 대체역사 웹소설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감탄했습니다.

보통 대체역사 소설의 2부라고 했을 때 기대하는 내용보다는 후일담에 가깝고 분량도 독립된 부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짧지만, 대체역사 장르에서 자주 보기 어려운 고민을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