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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카

정진명

서지정보

서명: 야시카
저자: 마리야 보치카료바(Maria Leontievna Bochkareva), 아이작 돈 레빈(Isaac Don Levine)
역자: 류한수
출판사: 마농지
출간일: 2024년 2월 28일
원서명: Yashka, My Life as Peasant, Exile and Soldier
원서 출간일: 1919년

생각

『야시카』는 『박물관 이론 입문』에 이어 읽는 빌린책챌린지 책입니다. 챌린지의 마지막 남은 두 권 중, 마지막을 도서관과 관련된 테마의 책으로 고르고 싶어서 이걸 마지막에서 두 번째 책으로 고르게 되었습니다.

『야시카』는 1차세계대전기에 남성만 징병하던 러시아군에 자원하여 여성인 군인이 되었고, 여성으로 구성된 부대를 이끌다 러시아 혁명에 휘말린 마리야 보치카료바의 구술을 작가가 정리한 자서전입니다. 당시 러시아 농민의 삶이 어땠는지, 전쟁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 볼셰비키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충돌했는지 등을 엿볼 수 있게 해 주는 생동감 있는 책입니다. 러시아 연구자인 역자의 해제를 통해 자서전의 서술과 충돌하는 역사적 통설, 읽을 때의 주의점 등을 짚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어, 하나의 이야기로서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에는 어떤 거리를 유지하고 생각해보게 됩니다.

책에서 묘사되는 '군중'의 묘사를 보고 있으면 그 때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의 힘이란 정말 무시무시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저자의 과장, 기억의 윤색 같은 것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 묘사되는 것들이 군중으로서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행할 수 있는 일의 범위 바깥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민(民)의 주인(主)됨에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의 책임을 자기 스스로 진다는 계약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묘사하는 사건으로부터 100년이 넘게 흐른 지금, 우리는 그 계약을 충분히 고려하고 행동하고 있을까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1차세계대전사』가 생각나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과거로부터 배워야하지만, 과거에 있었던 끔찍한 일들에 대해 읽고 오래 생각하면 심정적으로 힘들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