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전권 훑기
서점이라는 공간은 책을 사고 파는 것 이외에도, 지금 누군가가 팔 생각으로 내놓은 책들이 어떻게든 진열되어 있는 공간이다. 나는 그 공간에서 세심한 주의와 무능력과 오만함과 절실함과 무관심함과 현실의 제약을 대충 틀어막은 것과… 뭐 그런 것들이 책의 배치로 드러나 있는 것을 좋아한다.
안타깝게도 인터넷으로 접속해서 책을 구매하는 서점은 이 역할을 할 수 없다. 서점이라는 공간이 자연스럽게 해 주는 최소한의 큐레이션 기능은 다른 종류의 큐레이션으로 대체된 것이다. MD가 우선해서 책을 진열해놓는 공간은 여전히 있고, 진열할 책의 종 수는 제한이 없으며, 심지어 개인에 맞게 추천해주는 기능도 새롭게 등장했지만… 오히려 이 책에서 저 책으로 자연스럽게, 의도한 부분과 의도하지 못한 부분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현실 공간의 제약이 주는 그 맛은 아무래도 찾기 어렵다.
그래서 대신 전자책에서는 신간 전권 훑기를 하고 있다.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리디북스 일반도서 신간 목록 페이지에 들어가 최신순으로 정렬한다. 오른쪽의 보기 모드는 목록 모드가 상세 설명을 읽기에 좋다.
- 끝까지 스크롤을 내리며 무슨 책이 나왔는지 보고, 흥미로운 책이 있으면 자세히 보고, 다 보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간다.
- 이전에 본 책이 나오거나 목록의 끝(이 목록은 대충 최근 14일간 출간된 책만 보여준다) 에 도달하면 끝낸다.
2주에 한 번은 해 줘야 놓치는 책이 없다. 편차는 있지만 대충 2주동안 1200권 전후로 발간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