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써서 남기는 생각 조각
위키백과와 엔하위키라는, 위키위키라는 소프트웨어를 써서 만들 수 있는 상반되는 두 성공사례를 보며 저는 생각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각자 기여하는 지식 기반을 만든다고 할 때 어떤 접근을 택해야 할까?"
장황한 이야기를 다 빼고 말하자면 저는 여러 겹의 하이퍼링크로 연결된 지식들이, 하나의 운영 주체가 아닌 여러 운영 주체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2017년 즈음 백과사전으로 작동하는 개인 위키라는 이름으로 그러한 것을 주장했습니다. 이 체계는 개인이 자신의 위키에 생각하는 토픽에 대해서 쓰고, 거기서 발생하는 하이퍼링크의 필요성을 자기가 작성해놓은 다른 문서로 연결해 해결하거나, 만약 다른 사람의 위키에 좋은 글이 있다면 그 위키로 넘어가는 링크를 거는 식으로 구성되는 개인 위키들의 월드 와이드 웹입니다. 관점과 책임이 있으며 느슨하게 일관성을 유지하며, 분산형 시스템의 장단점을 갖겠지요.
2024년이 되었습니다. 인터넷 환경은 많이 바뀌었고, 제가 원하는 것은 많이 바뀌지 않았지만 인터넷 환경은 그 때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제가 원하는 것에 적대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웹 사이트는 자기 사이트 바깥으로 나가는 링크에 적대적이며, 개인은 별 이유 없이 인터넷에 자신이 아는 것을 적어놓을만큼 한가하지 않습니다.(사실 이건 그 당시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더군다나 LLM은 어쩌구 저쩌구.
여기 있는 건 그 때 있던 실험들을 좀 더 어깨에서 힘을 빼고 해 보려는 시도입니다. 얼마나 잘 돌아갈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뭐, 해 보는 거죠.
2025년 9월 10일 추가합니다.
조각은 원래 부담없이 쓰고,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한 번 쓰고 잊어버리는 것에 가까운 블로그보다 좀 더 위키에 가까운 사용을 목표로 했었죠. 그런데 쓰고 있는 도구의 한계로 시들해졌다가, 생각을 정리하고 연결하기 위한 포스팅을 수시로 올리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어 그 용도로 써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