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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이론 입문

정진명

서지정보

서명: 박물관 이론 입문
저자: 앙케 테 헤젠(Anke Te Heesen)
역자: 조창오
출판사: 서광사
출간일: 2018년 5월 10일
원서명: Theorien des Museums zur Einführung
원서 출간일: 2012년

생각

『박물관 이론 입문』은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에 이어 읽는 빌린책챌린지 책입니다. 책이 몇 권 남지 않았는데, 그래도 건물에 관한 책이라 연결되는 느낌을 조금이라도 받기 위해서 골랐습니다.

책은 박물관이라는 개념의 역사, 그리고 그것들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이야기했는지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진기한 수집물들을 모으던 진기명품 수집소와 그 목록, 국민국가 형성에서 역할을 수행한 박물관(산업국가의 박람회와 쌍대를 이루며)과 나치 독일 사례를 비롯해, 수집, 연구, 그리고 교육이라는 서로 다른 목적간의 긴장과 큐레이터 이전의 '쿠스토스' 개념 등, 흥미로운 소재들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읽으면서는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Q. E. D. 증명종료』시리즈와 병행연재되었던 만화로 『C. M. B. 박물관 사건목록』이라는 시리즈가 있는데, 이 만화의 탐정 역이자 어린 천재 박물관장인 사카키 신라의 '사건 해결 선언'에 인용되는 "경이의 방"이 바로 위에서 진기명품 수집소라고 소개한 Wunderkammer(독일어)였던 거죠. 이 단어를 이렇게 보게 된 게 신기하네요. 또 박람회 이야기이긴 하지만, 『사도세자는 편하게 살고 싶다』의 만국박람회 엔딩이 그 가상의 세계에 가져왔을 충격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책은 중간에 벤야민의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을 언급합니다. 벤야민의 아우라 개념은 박물관학에 있어서 중요한 논제인 것 같은데요. 이 책이 오늘날의 박물관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서 다양하게 다루는 책은 아닌 것 같지만, 아무래도 2025년을 살아가는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박물관이 어떤 공간인지를 물어야 한다면, 아무래도 벤야민의 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고민하게 될 것 같습니다. 로블록스를 이용한 교육안으로 가상 미술관/박물관을 만드는 사례를 본 기억도 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