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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영웅전설 계의 궤적 -Farewell, O Zemuria-

정진명

서지정보

게임명: 영웅전설 계의 궤적 -Farewell, O Zemuria-
개발사: 일본팔콤
플랫폼: PS4, PS5, STEAM
출시일: 2024년 9월 26일
장르: JRPG

생각

PC에서 PS 휴대기기, PS 거치기를 거쳐 다시 PS 선행출시하는 PC 포함 멀티플랫폼으로― 한 시리즈를 20년이나 내면 이런 변화도 보게 되나 싶은, 궤적 시리즈의 최신작입니다. 등신대 캐릭터를 내세운 버전으로는 8번째 작품인가요. 첫 등신대 작품인 『섬의 궤적』에서는 중간중간 견디기 어려웠던 시각적 표현 수준도 이제는 필요한 부분에서는 좀 그럴듯한가 싶고요.

궤적 시리즈는 아무래도 제가 놓을 수 없는 시리즈인데, 주인공의 연령대가 제가 이입할 수 있도록 따라오고있어서일까 같은 생각도 듭니다. 이야기도 점점 동화같은 모험 이야기에서, 현실의 지저분함이나 청소년을 주인공 삼은 성인 독자 대상의 라이트노벨 같은 이야기를 다루다가, 어른이 되어 자리잡고 ex-걸프렌드랑도 미묘하게 거리 유지하고 후배들도 좀 육성하고… 뭐 그런 식으로 제 또래의 인생주기를 따라오는 듯한 느낌이죠.

궤적 시리즈를 이만큼 해 왔으면 홀수번째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작품이 아니라는 걸 시작하기 전부터 알아야 할텐데, 『하늘의 궤적 the 3rd』라거나 『시작의 궤적』처럼 그래픽적으로 큰 변화가 없는 홀수번째 작품은 외전/팬서비스격 작품일 가능성이 있어서 끝까지 긴가민가했는데 결국 계의 궤적은 '1부'였습니다. 헷갈리게 『섬의 궤적 4』처럼 부제까지 달아놓고 말이야….

시스템을 사용하기를 권장하기 위해 전작보다 캐릭터가 약해진 듯한 필드 액션 감각, 실제 세계와 "그림 가르텐"의 표리 구성과 여러 파티 구성 때문에 아귀가 잘 맞지 않는 듯한 게임 디자인, 충격과 반전이 앞서고 제가 잘 따라가기 어려웠던 스토리 등등 불만인 부분은 꽤 있지만, 계속 언급되던 세계관의 비밀에 꽤 다가가는 구성이라 제무리아라는 세계관을 꽤 오래 즐겼던 사람으로서는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비슷한 구성의 작품들 중에서는, 엔딩 자체의 만족도도 『섬의 궤적』이나 『섬의 궤적 3』보다 높고요.

가토 마사유키 회장의 명복을 빕니다. 결국 제가 지금 일을 하고 있는 것도, 고인의 작품에 감명받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