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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The Case of the Golden Idol

정진명

서지정보

게임명: The Case of the Golden Idol
개발사: Color Gray Games
배급사: Playstack
출시일: 2022년 10월 13일
장르: 추리, 퍼즐

생각

『The Case of the Golden Idol』은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그 상황과 관련된 사람들이 누구인지, 이 상황을 지배하는 주된 규칙은 무엇인지, 그래서 결국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를 플레이어가 추리하며 그 장면들을 잇는 이야기를 파헤쳐나가는 게임입니다.

사람의 이름조차도 어디 적혀있는 게 아니라 소지품과 발언을 통해 파악해나가며, 게임이 주는 여러 단어들을 게임에 뚫린 수많은 빈칸에 채워나갑니다. 바로 그 채워나가는 과정이 즐거운 게임입니다. 『Return of the Obra Dinn』(Lucas Pope, 2018년)과도 같은 계통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이름과 문장을 채우는 게임이다보니, 언어에 많이 의존합니다. 글로벌하게 어필하기에는 장애물이 하나 더 있는 셈이죠. 게임플레이 자체는 꽤 재미있지만, 영어권 사람들이 한 사람을 가리키는 Edmund, Cloudsley라는 단어 조합에서 뭐가 성이고 뭐가 이름인지를 알아내는 건 아무래도 한국어가 모어인 사람보다는 편하겠죠. 그래서 그런건지 게임의 절반 정도는 유럽어권이 아닌 이국적인 배경과 등장인물에서 진행되어 성과 이름을 영어가 모어인 사람들도 추정하기 어렵게 만든 것 같습니다만.

이 게임은 독특한 도트 그래픽으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고 저는 꽤 친근감이 갑니다. 반면 이 게임플레이와 이 그래픽의 조합이 필연적인 것 같지는 않아서, 『폭풍반대』에서 제가 길게 쓴 것과는 달리 이 게임플레이와 다른 아트스타일로 느낌이 충분히 다른 게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다만 위에서 적은 것처럼 다른 언어로 옮기면 원본 언어만큼 자연스러울 것 같지는 않아서 한국어 콘텐츠로 처음부터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거꾸로 해외로 수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콘텐츠가 얼마나 자주 시도될 수 있을지는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