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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은 처음이라

정진명

서지정보

서명: 노동조합은 처음이라
저자: 신광균
출판사: 빨간소금
출간일: 2022년 5월 20일

생각

『노동조합은 처음이라』는 게임회사에서 노동조합을 차리고 활동을 한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디스이즈텍스트에서 산 책 중 한 권입니다. IT업계, 나아가 게임업계에서는 노동조합을 비롯한 활동이 드문 편이지요. 거기서 몇몇 사람들과 함께 노동조합을 차리고, 포괄임금제와 프로젝트 종료 후 재배치 같은 현안에서 협상하고 임금협상을 진행하는 등의 여러 이야기를 담은 짧지만 인상깊은 책입니다.

게임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왜 이 업계에서는 노동조합이 별로 없을까? 같은 생각을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일한 경험으로는, 일하는 환경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면 그냥 다른 회사를 가는 게 낫다고 개인들이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꾸로 물어서 왜 게임회사에서 노동조합이 생길까? 라고 한다면, 다른 회사를 가는 게 별로 낫지 않다는 이야기겠지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말이겠지만, 어쨌든 이 회사에서 계속 일하면서, 이 회사에서 일하는 환경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사내에서 노조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겪어본 일이 없는 일이지만, 게임으로 실제로 돈을 벌고 있고, 평범한 회사들만큼 부서를 옮겨다니기 쉽다면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이 회사에 남아있으는 선택지가 좀 더 매력적일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IT업계 첫 노조, 게임회사 첫 노조나, 이 책이 다룬 노조가 생긴 곳이 규모가 있는 곳인 것도 그래서일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기본적으로 저와는 좀 연이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노동조합을 만드는 데 참여하고, 교섭하고, 조합원들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여러 절차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고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결국 들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부터 하게 됩니다. 사람이 싫고 대립하기가 싫은 것도 있지만, 저는 게임을 만드는 일을 좋아해서 이 업계에 있는데 그것 말고 다른 일에 시간을 쓰는 일을 해야 한다면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저처럼 생각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일을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지금 제게 그 필요성이 닥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요. 필요하다면 해야겠지요. 그 순간을 맞이할 때, 계엄의 밤에 눈을 질끈 감고 밖으로 나갔던 때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