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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정진명

서지정보

서명: 나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저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역자: 강승희
출판사: 호메로스(리즈앤북)
출간일: 2017년 4월 5일(다른 출판사에서 국내에 1996년 1월 15일 출간한 기록이 있다.)
원서명: The World As I See It(독일어로 출간된 Mein Weltbild의 발췌영역)
원서 출간일: 1934년

생각

책의 '원판 서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이 책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쓴 기고문, 연설문, 성명서의 전집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선별한 글들을 묶은 것이다. 그 목적은 한 인간의 초상을 그리는 것이다.

'요약판 서문'에는 다음과 같은 서술이 있다.

『나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의 원본에는 상대성 이론 및 유사 주제에 관한 에세이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위에서 밝힌 이유 때문에 그 에세이들은 이번 판본에서 제외하였다.

그렇다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누가 이 책을 묶었는가?" 안타깝게도 이 책은 그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원판 서문의 끝에 붙은 저자를 표시한 이니셜 J. H가 끝이다. 요약판 서문 끝에는 그런 표시도 없다. 영어 정보를 찾아봐도 답을 찾지는 못했다.

당대의 출판 관습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명백히 누군가가 의도를 가지고 엮은 책에 엮은 사람을 추적할 수단이 없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그런 아쉬움을 뒤로 하고, 1934년에 엮인 책에 담긴 누군가의 고민이 2024년에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것이 이 책을 2024년에 읽는 가치라고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2024년에 느끼는 민주주의의 위기는 이미 전간기 유럽에서도 우려하던 것이었다. 그 시절 기술의 발전은 수많은 실업과 근로자들 사이의 과도한 경쟁을 야기했고,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부분적으로, 혹은 그 이상으로 대체하는 수많은 사례를 보고 있다. 그 때의 시온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이라는 이름 아래에 유대인을 모으고 정착지를 세우던 그곳은… 여전히 유대인들의 정착지를 세우기 위한 작업이 진행중이다.

심지어, 옮긴이의 글에서마저 그렇다. 2017년에 출간된 이 책의 번역자는 옮긴이의 글에서 "주말마다 광화문을 메우는 촛불행렬"을 언급하고 있다. 내가 몇 시간 나가 있지도 못한 광화문에 있던 시민들은, 밤 사이에 남태령으로 이동해서 자리를 지켰다고 한다.

이렇게 늘어놓고 보니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람들의 삶이 반복되고 삶의 조건이 반복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역사를 배움으로서 오늘날의 삶을 좀 더 나은 것으로 만들려고 발버둥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결국 그 발버둥이란 결국 실천함으로 치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