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정보
서명: 안티 오이디푸스
저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 펠릭스 과타리(Félix Guattari)
역자: 김재인
출판사: 민음사
출간일: 2014년 12월 15일
원서명: L'Anti-Œdipe
원서 출간일: 1972년
생각
『안티 오이디푸스』는 들뢰즈와 과타리의 책으로, 정신분석이 과도하게 오이디푸스적 관계에 집착한다며 비판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며 자본주의 사회를 분석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저술입니다. 사실 저는 『천 개의 고원』을 읽고 싶었는데, 이 책의 부제가 '자본주의와 분열증 1'이고 『천 개의 고원』의 부제가 '자본주의와 분열증 2'이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정신분석이 진단에서 오이디푸스를 근원시하는 것을 비판하며, 욕망으로 인해 생산되는 것들의 기계적 연결, 사회의 하부구조와 같은 것을 그 자리에 두는 것 같습니다. 오이디푸스를 벗어난 무의식의 분석으로 분열-분석을 제기하는 저자들은, 생산과 소비, 마르크스주의적인 측면에 주목하며 사회구조, 특히 오늘날의 자본주의적 기계 속에서 개인과 사회를 오가는 무의식을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젖, 똥, 정액같은 날것의 흐름을 예로 들어가며 생산되고 흐르고 소비되고 욕망을 갖는 것으로 사회와 인식되는 세계를 설명하는 글은 최근에 읽은 『단위조작』을 떠올리게도 하네요.
저는 이 시기의 철학, 그러니까 프로이트와 라캉을 기점으로 하는 철학들이 왜 이렇게까지 정신질환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키워드삼아 이야기하는 것을 따라가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정신질환이 이 정도로 지식인들이 관심을 갖는 토픽이었나? 싶기도 하고, 요즈음의 언어생활에서는 '파행'이라는 단어도 신체장애와 관련되어 쓰지 말자고 하는데 '분열적' '자폐적'이라는 수식어를 자주 쓰는 글을 읽는 데에서 오는 거부감도 있고, 몇십년동안 정신의학이 발달하여 약물적 치료를 통해 증상의 호전 내지는 병과 함께 살아가는 법이 좀 더 알려진 요즘 세상에 정신분석의 위치는 어떠한지까지 다양한 궁금증이 생기게 됩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 책을 번역하신 분은 관련하여 많은 연구를 하신 학자인 것 같은데, 채택한 번역어에 대한 설명이 이 책에 포함되지 않은 건 아무래도 아쉽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푸코의 서문입니다. 푸코는 이 책을 비-파시스트적인 삶의 지침서라고 합니다. 『현대사상 입문』입문에서는 푸코를 '권력이라는 개념을 해체'했다고 언급하는데 그래서일까요. 그 관점에서 이 책을 다시 보면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들이 어떠한 사고방식에 의해 지배받고 있고,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를 염두에 두고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옮긴이의 말을 읽고 다시 읽는 것도 꽤나 관점이 보완되는 느낌이라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