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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이거 그리고 죽어 1권(これ描いて死ね(1))

정진명

서지정보

서명: これ描いて死ね
저자: 도요타 미노루(とよ田みのる)
출판사: 쇼가쿠칸(小学館)
출간일: 2022년 5월 12일
국내 발매 서명: 이거 그리고 죽어

생각

『이거 그리고 죽어』는 도쿄도에 속한 태평양의 섬에 사는 만화를 좋아하는 학생이 우연한 계기로 스스로 만화를 그리게 되는 이야기를 가진 만화입니다. 읽을만한 만화가 없나 찾다가, 이전에 사람들이 언급하던 것을 기억하고 구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일본 만화를 자주 보지만 저는 만화적 연출을 별로 신경쓰지 않고 그냥 매끄럽게 읽히는 것들을 주로 읽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이야기의 매체로서의 만화라고 할까요? 등장인물이 대화하는 순서를 쉽게 이해하게 만들고, 컷과 컷 사이에 무엇이 있었는지 암묵적으로 동의할 수 있도록 정해진 문법과 표현에 따라 캐릭터들이 행동하고 표현하는….

이 만화는 만화를 읽고 그리는 것에 대한 만화지만, 만화라는 기법을 내세우며 그린 만화이기도 합니다. 권두 컬러 부분, 1화의 양면 제목 페이지 바로 다음의 '본문 첫 페이지'는 만화를 읽는 주인공의 네 가지 표정으로 시작되는데, 네 컷이 각각 희로애락에 대응됩니다. 저는 이 페이지를 "이 주인공은 삶의 희로애락을 만화(특히, 작중 작품인 특정한 만화)를 통해 경험한 주인공이다"라는 선언적인 페이지로 읽었고, 그 선언은 만화적인 기법을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만화가 할 수 있는 좋은 점을 어필하며, 뭐 가끔은 양면으로 만화를 읽지 않는 사람들을 내팽개치고 그리는 만화라 호감이 갑니다.

이야기는 또 왕도적으로 의욕과 애정은 있지만 기술과 경험은 없는 젊은이와 기술과 경험은 있지만 의욕과 애정은 현실에 가로막힌 스승의 구도로 출발하여 함께 할 동료들을 찾고 경험을 넓혀 나가는 구도로 재미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한편 권말 부록 형태로 스승 역할의 캐릭터의 젊은 시절을 다루고 있는데, 만화의 제목으로 쓰인 대사도 스승의 대사이기도 해서 이야기와 감정선은 젊은이를 따라가게 되지만, 내면에 더욱 공감하게 되는 건 스승 쪽이 되네요.

후지타 가즈히로의 만화는 『꼭두각시 서커스』말고는 잘 모르는데 『쌍망정은 부숴야 한다』는 읽어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