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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진짜의 증명

정진명

서지정보

서명: 수학, 진짜의 증명
저자: 유지니아 쳉(Eugenia Cheng)
역자: 성수지
출판사: 한국학술정보
출간일: 2024년 12월 31일
원서명: Is Math Real?
원서 출간일: 2024년 6월 6일

생각

『수학, 진짜의 증명』은 수학에 관한 대중교양서입니다. 원제인 『Is Math Real?』이 질문하듯, 수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 다수가 수학에 대해 갖는 부정적인 감정과 의문에 대해 저자 나름대로 설명하는 책입니다. 전자책으로 사 놓은 책 중 하나였는데, 『비트겐슈타인의 수학의 기초에 관한 강의』를 최근에 읽은 것과 연관지어 읽게 되었습니다.

원서 제목인 『Is Math Real?』을 보면 러셀과 비트겐슈타인의 시대에 있었던 수학기초론 논의가 떠오르는데, 거기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과, 그리고 수학철학이 아니라 수학을 전공으로 삼은 많은 사람들과 비슷한 실용주의적 접근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 책의 다원주의적 접근과 이어져 있습니다: 1+1이 왜 2인가? 저자는 1+1이 1인 경우나, 1+1이 0이 되는 사례를 들고 실제로 그렇게 쓰기도 하는 수학적 사례를 듭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우리는 가장 유용한 사례로 1+1=2로부터 시작하는 수학을 쓴다고 하지요. 정말 실용주의적입니다.

이 책은 수학에 관한 인터넷상의 밈 수학을 많이 다룹니다. 왜 0.999… = 1이라고 하는 것이 유용한지, 6÷2(1+2)가 몇이냐 묻는 것이 얼마나 쓸모없는지, 지름 1인 원을 둘러싼 사각형의 변을 점점 원에 근접시켜나가면 원과 직선 도형이 무한히 가까워지므로 원의 둘레는 4라고 할 수 있다는 트롤링 같은 것에 대해서지요. 이런 면을 포함해서 사람들이 수학에 대해서 지루하게 여기는 지점들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독서가 될까 합니다.

책은 수학적 논의와 저자의 일상적인 삶을 포함한 비-수학적 논의를 엮어 전개되는데, 여러 혐오를 지적하는 부분이나 정치와 관련된 언급에 있어서는 매우 뜬금없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자가 '여담'이라고 말할 정도로 말이죠.(7장, dp.1137/1377) 전반적으로는 "수학이 '명확한 정답'이 있다"는 것이 매우 제한적인 시각(들어가며, dp.13/1377)이라는 책 전체의 견해와 부합하는 내용이지만 좀 더 자연스럽게 읽히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수학에 관한 제 생각과 꽤 비슷한 책이어서 수학을 공부하던 시절 생각도 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학창 시절 경험을 기반으로 수학에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계시죠. 그런 분들이 한 번 읽어봐도 좋을 만한 책입니다.

덧붙여, 저자의 성인 쳉(Cheng)의 발음이 맞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제가 아는 (북경)중국어의 eng은 -ᅟᅥᆼ으로 발음된다고 알고 있고, 저자의 홈페이지에 직접 쓴 발음법 페이지가 있어서 -ᅟᅦᆼ이 맞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성을 광동어에서 뭐라고 발음하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뜻밖의 수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