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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혼약협정 11권(許嫁協定(11))

정진명

서지정보

서명: 許嫁協定
저자: 후쿠다다(フクダーダ)
출판사: KADOKAWA
출간일: 2018년 12월 4일
국내 발매 서명: 혼약협정

생각

『혼약협정』은 그럭저럭평범하게 살고 있는 고등학생에게 갑자기 약혼자 후보라고 미소녀들이 쳐들어와서 매일 아침 빤쓰를 보여주는… 어이없는 상황을 밀어붙이는 에로 로맨스만화입니다. 10권까지는 따라가면서 읽었는데 완결권인 11권을 놓친 걸 최근에 알게 되어 마무리를 지을 겸 읽게 되었습니다.

한 명의 주인공에게 여러 명의 (잠정적) 연애 상대가 붙는 하렘물이라는 장르는, 뭐 이 만화처럼 노골적으로 노출과 성적 어필을 하느냐 아니냐와 무관하게 재미있는 장르지요. 하지만 이야기의 끝을 향해 갈수록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저자도, 독자도 말이지요. 현실의 제도만 제약이라면 모를까, 그런 것을 우회할 수 있어도 '진 히로인', '정실'을 찾는 건 꽤 큰 니즈이고 이야기의 긴장을 만들어온 장치니 말이지요.

이 이야기는 같은 장르의 다른 만화들에 비해서도 주인공의 결정을 가장 명시적으로 앞에 놓은 만화입니다. 상황과 개성있는 히로인들에 끌려 다니는 기본적인 구성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 히로인 중 누군가를 선택하고, 다른 히로인들을 탈락시키는 결단을 해야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것이 이 만화의 포인트지요.

이번 권은 그 선택을 매듭짓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권은 완결하는 권으로, 주로 주인공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총 다섯 명의 약혼자 후보들을 두고 자신이 공평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현실에 얽혀 있는 문제를 풉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외면하던 가족 관계와 대면하고, 어려운 거래를 합니다. 경제적으로는 이미 자립할 수 있는 것으로 묘사된 주인공이지만, 이 흐름을 통해서 주인공은 약혼-결혼을 할 수 있는 사람, 그러니까 어른이 되는 것처럼 묘사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히로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선택을 내립니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는 답이지만, 그래도 선택을 하는 것이지요.

좋은 마무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엔딩에서 "이러면 또 어떻게 되는거야?"스러운 장난스러운, 혹은 이 캐릭터답다고 평가할만한 행동으로 마무리되는 걸 포함해, 좋은 여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들도 매력적이고,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이 개발자로 일하는 것도 흥미 포인트였습니다. 템플릿 메타프로그래밍이란 키워드를 접한 것도 이 책이었고요. 노골적인 상황의 선정적 콘텐츠를 싫어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꽤 읽어볼만한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저자의 새 책 소식이 없어 아쉽습니다만, 나온다면 또 이어서 읽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