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정보
서명: HOW TO READ 프로이트
저자: 조시 코언(Josh Cohen)
역자: 최창호
출판사: 웅진씽크빅
출간일: 2007년 5월 14일
원서명: How to Read Freud
원서 출간일: 2005년
생각
『HOW TO READ 프로이트』는 『HOW TO READ 라캉』에 이어 읽는 빌린책챌린지 책입니다. 두 권을 나란히 빌리고 라캉의 문제의식과 프로이트의 문제의식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시도했었죠. 라캉에서는 제가 기대했던 전개는 아니었지만요.
이 책은 제가 좀 더 이 시리즈에 기대했던 것처럼, 프로이트의 저서 별로 챕터가 구성되어 있으면서 중요한 개념들을 짚고 넘어가고, 과격해 보이는 프로이트의 주장을 비판할 부분을 비판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더합니다. 후기 저술에 나타나는 죽음 충동은 또 전기 저술의 주장과 모순되어 보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설명도 충실하게 되어 있어 개략적으로 프로이트의 주장과 의의를 이해하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고 제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 이 책을 읽은 가치가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그 대다수를 성적인 내용으로 설명하려 한 것은 크게 동의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그것을 설명하려는 이론이 있어야 그 이론을 반증하고 무의식을 다른 것으로 채워넣으려는 작업들이 수월할 수 있을 테니까요.
농담이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으로서,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를 언급한 장이 인상깊습니다. 「연어 마요네즈」 일화는 여러모로 꽂히는데, 부자인 친구에게 돈을 빌려셔 (사치품인) 연어 마요네즈를 먹다가 돈을 낭비한다고 혼나는 가난한 사람이, "내가 돈이 없을 때는 연어 마요네즈를 먹을 수 없고, 내가 돈이 있을 때는 연어 마요네즈를 먹으면 안 된다고 하니, 나는 대체 언제 연어 마요네즈를 먹을 수 있는 건가?"라고 반문한다는 농담이지요. 기초수급자인 아이가 프리미엄 돈까스를 먹는 걸 보고 항의했다는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저한테는 유머인지 진지한 이야기인지 헷갈리는 부분이 의식(그 당시의 윤리)과 무의식(본질적 욕망)의 갈등으로 해설된다는 것은 흥미로웠고(pp.85-86), 해당 책을 따로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흥미로운 지점이 있는데, 관련된 저술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식으로 읽을 책이 늘어나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