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정보
서명: 법의 힘
저자: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
역자: 진태원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간일: 2004년 7월 10일
원서명: Force de loi(불어)
원서 출간일: 1994년
생각
『어려운 책을 읽는 기술』과 『HOW TO READ 데리다』에 이어 읽게 된 책입니다. 『어려운 책을 읽는 기술』에서는 비교적 어려운 책은 아니라고 했던 기억인데 이게 안 어렵다는 이야기가 대체 뭔지…. 번역서는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른 텍스트들과, 용어와 번역어의 선정에 대한 깊은 설명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 정말 많은 손이 간 작업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어려운 책을 읽는 기술』에서 말한 읽는 방법에 따르면, 이제 저는 책을 한 번 훑어본(통독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이제 좀 더 제대로 읽자고 하면 통독으로 머리 속에 책에 대한 지도가 있는 상태로 다시 읽어야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그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해야겠네요. 독서 노트를 쓴 것도 아니거니와(책의 대부분은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에서 읽었으며…) 논의의 맥락도 잘 파악하지 못 한 상태에서 물어볼 만한 사람도 없으니. 애초에 책 선정 단계부터 글러먹었습니다만.
이제 책을 쥐게 된 이유와 별개로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 말해볼까 합니다. 법이라는 체게는 단순히 말해서 수많은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수많은 인간의 작업들이 그러하듯…. 이상적인 하나와, 그것에 영원히 닿지 못할 하나라는 구조는 언제나 음미할 가치가 있으며, 그런 모순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는 언제나 삶의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제 생각은 끊깁니다. 벤야민이 어떤 것들을 같고 다르다 했는지, 어떤 것을 부정하고 어떤 것을 이끌어내려 했는지, 데리다가 그것의 어느 부분은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인지, 무엇을 비판하려 했고 무엇을 주장하려 했는지 이 글을 쓰는 지금 머리속에 하나도 정리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 생각에는,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사고방식이 얼마나 서로 의존적이거나 같은 사고가 다른 조건으로 이어진 것인지(그러므로 두 사고방식에 모두 반대되는 다른 사고방식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는 어떤 생각에서도 해 볼 만한 도전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