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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책을 읽는 기술

정진명

서지정보

서명: 어려운 책을 읽는 기술
저자: 다카다 아키노리(高田明典)
역자: 안천
발행처: 바다출판사
출간일: 2017년 8월 11일
원서명: 難解な本を読む技術(일본어)
원서 출간일: 2009년 5월 15일

생각

와이프의 서가에 꽂혀있던 책. 나는 철학은 전혀 모르고 관심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런 책을 읽을 이유가 없었는데 그냥 출근할 때 지하철에서 읽기 위해서 고른 책이다. 그리고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책을 고르는 것부터 제대로 해라"는 조언이 나온다. 음. 맞는 말이야.

그 이후로도 계속 대충 아는 척 하고 넘어가는 나의 태만한 태도에 꽂히는 비판들이 좀 아픈 편이다. 그리고 "질 좋은 번역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문화 선진국'"(p.17)에 살고 있는 저자가 부러운 부분도 있고.

사실 나는 어려운 책을 읽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보다 더 큰 범주의 책을 읽는 연습부터 잘 안 되어 있는데, 이 범주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철학이라고 하기에는 쓴 사람들이 이걸 "철학"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는 저술들도 있고… 아무튼 학술적으로 진지한 글인데 그걸 딱히 과학적 방법론이나 통계로 뒷받침하지는 않는… 아무튼 그런 글들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은유로서의 건축』을 어떻게 읽었는지를 내가 봐도 이렇게 읽으라고 있는 책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 그럼 뭐라도 읽어볼까, 하고 이 책의 실전편에서 처음으로 언급하는 자끄 데리다의 『유한책임회사』를 읽으려다가, 사전독서로 『How to read 데리다』를 집었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김에 데리다 본인의 저술을 하나 빌려서 『법의 힘』도 같이 빌려왔다. 책을 고르는 것부터 아무래도 좀 이상하게 나가는 것 같은데… 원래 이런 교훈은 누가 알려줘봤자 소용이 없고 본인이 밟아 봐야 아는 법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