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정보
짙은 녹색 티셔츠로, 가운데에는 나무가 그려져 있는데 나무의 줄기와 가지에는 여러 숫자들이 적혀 있고, 나무의 밑동부분에는 1이라는 숫자 아래에 작대기 모양의 사람이 그려져 있다.
해설
유명 웹툰 xkcd의 에피소드 「Collatz Conjecture」를 모티프로 한 티셔츠. 콜라츠 추측은 어떤 자연수에서 시작해서 그 자연수가 짝수이면 2로 나누고, 홀수이면 3을 곱하고 1을 더한 다음, 그 수가 짝수이면 2로 나누고 홀수이면 3을 곱하고 1을 더하고… 하는 식으로 반복하면, 어떤 자연수로 시작하든 언젠가는 1이 된다는 명제이다. 꽤 많은 숫자를 찾아본 지금도 반례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참이라고 증명되지도 않았다.
단순해 보이고 문제가 무엇인지 이해도 어렵지 않지만, 직관과는 달리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아직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문제로, 수학자 폴 에르되시가 이 문제에 대해서 “수학은 아직 이런 문제를 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이 티셔츠의 도안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수학자들이 갖는 경외와 막막함을, 거대한 나무와 그 앞에 선 사람의 형태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생각
이 티셔츠도 내 다른 티셔츠들과 같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거리로 잘 작동한다. 수학 관련임을 말하면 좀 시들해지고. 사람들이 수학을 경원시하지 않으면 더 이야기가 잘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사람과의 대화에서 수학이라는 키워드가 처음 나오는 경우 상대방의 반응의 절반 이상이 “저는 학교 다닐 때 수학을 잘 못 해서”인 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 티셔츠는 xkcd 관련 굿즈를 파는 store.xkcd.com에서 판매하고 있었지만, 코로나를 전후로 글로벌 공급망 파괴의 여파로 폐쇄된 뒤 살 수 없게 되었다. 나는 한 10년 전 쯤에 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