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정보
서명: 애국의 계보학 -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만든 서사들
저자: 실라 미요시 야거
역자: 조고은
발행처: 나무연필
출간일: 2023년 10월 27일
원서명: Narratives of nation building in Korea : a genealogy of patriotism
원서 출간일: 2003년 7월 31일
생각
대한민국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떠한 서사가 활용되었고 어떤 전략이 사용되었는지를 젠더 측면에서 연구한 책. 신채호, 이광수와 같은 인물이 당대인들의 남성성을 어떻게 표현하였는지, 여성성이 어떻게 민족 서사에 활용되었는지, 박정희와 김일성은 어떻게 가부장적 이미지를 통치에 적용했는지 등을 챕터를 나누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원서는 2003년에 출간되어, 김대중이 박정희의 유산을 수용하면서도 용서를 내세운 새로운 기독교적 남성성을 제안하며 새로운 장을 여는 것처럼 마무리된다. 번역출간된 것은 꽤 최근의 일이라, 2022년 대선에 대한 (옮긴이의) 언급을 읽을 수 있어 기분이 묘하다.
국정에 대한 아무 계획도 약속도 없이 거의 백지에 가까운 선거 공보물을 낸 후보를 대통령으로 지지한 국민들의 선택은 역설적으로 대통령 선거야말로 국민이 국가에 기대하는 이상적 국가 이미지를 묻고 답하는 현장임을 증명한다.
옮긴이는 다음과 같이도 썼다.
…2007년 금융 위기, 세월호 참사,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등 여러 역사적 국면을 거치면서, 현재에는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지던 '국가란 국제적 차원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 부강해져야 한다'는 명제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돌봄, 안전, 기후정의에 대한 책임에 집중하는 기구로서 국가의 역할이 주목되는 것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은 대통령 자리에 앉는 사람의 이미지로 어떤 것을 기대할까? 그리고 그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솔직히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