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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들고 싶은 동네
- URL: https://guji.jjme.me/nai-deulgo-sipeun-dongne/
- Published: 2026-10-31T01:00:00.000Z
- Updated: 2026-10-31T00:59:59.000Z
- Author: 정진명
- Tags: 책, #blog

## 서지정보

서명: [나이 들고 싶은 동네](https://ridibooks.com/books/786000373?ref=guji.jjme.me)  
저자: 유여원, 추혜인  
출판사: 반비  
출간일: 2025년 10월 17일

## 생각

『나이 들고 싶은 동네』는 은평구에 자리잡은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https://salimhealthcoop.or.kr/?ref=guji.jjme.me)에 대해 다룬 책입니다. 진료받는 경험에 대한 고민을 평소에 하고 있는 와중에, 책장에 와이프가 꽂아둔 이 책이 눈에 들어와서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은평구에 자리잡고 있는 살림이라는 단체의 설립과 활동, 거기에 담긴 생각과 고민, 경험, 나아가 살림이라는 조직의 아직 오지 않은 끝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살림은 이 나라에서 병원이 존재할 수 있는 여러 형태 중, 조합원들이 모인 협동조합이 소유하고 운영방침을 정할 수 있는 형태인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의료생협'이라는 단어 쪽이 아무래도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보다는 좀 더 귀에 익숙합니다만, 소위 사무장병원이라는 형태로 악용되던 문제가 있어 법적 지위와 명칭이 바뀐 내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살림은 가족이라는 기성의 울타리 형태에서는 보호받기 어려운 사람들의 돌봄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 고민을 하나의 실천으로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방문의료와 요양, 주민을 방문하는 사회복지성 사업, 커뮤니티를 만들어나가는 여러 동호회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해 나가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 관련된 제 문제 의식, 그러니까 현재 의료가 실행되는 형태에 대한 고민은 꽤 오래 전에 읽은 『[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https://ridibooks.com/books/1514000068?ref=guji.jjme.me)』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변에서 성적 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대한 이해가 있는 (주로 정신과) 의사를 찾기 위해 고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건너건너 들으며, 이런 관심은 『[트랜스젠더 트랜지션 의료의 건강보험 보장의 소고](https://snuhumanrights.tistory.com/268?ref=guji.jjme.me)』와 같은 식으로 확장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이 현실에 반영되어 실천되고 있는 사례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한켠으로는 돌봄이라는 축을 빼놓을 수 없을텐데, 노환과 중병 등 죽음을 앞둔 상황의 돌봄이라는 것은 현행 가족 형태의 돌봄의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사람은 물론, 가족이 있는 사람 또한 진지하게 더 나은 형태를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삶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지울 것입니다. 친구의 죽음 직전의 삶을 함께하며, 그 과정의 전면에 서 있던 사람들의 부담을 조금 뒤에 있던 사람들이 나누려고 하는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https://guji.jjme.me/gotongeun-nanul-su-issneunga/)』 생각도 났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는 결국, [자본주의와 대의민주주의가 커버하지 못하는 삶의 영역](https://guji.jjme.me/wiki/which-ism-are-this-society-on/)을 앞장서서 만들어나가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직장과 가족, 국가와 행정, 금전으로 이어지는 관계 이외에도 다양한 관계가 존재하는 것이 사회 전체와 우리 모두의 삶이 다양한 상황에 슬기롭게 대응하기 좋은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선을 넘는 북클럽](https://guji.jjme.me/seoneul-neomneun-book-club/)』이 보여주는 모임이 작은 규모로 자유롭게 사람들을 잇는다면, 살림은 좀 더 제도의 제약이 있는 상태에서 큰 규모로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다양한 실천이 오늘날 우리가 맞이한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쓰고 보면, 결국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은 저 자신입니다. 나는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가? 쉽게 대답할 수 없는 문제이고, 이 문제에 쉽게 대답하기 위해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도 경솔한 일이겠지요. 아직은 좀 더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