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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작 다섯 명이 한 말을 어떻게 믿어요?
- URL: https://guji.jjme.me/gojag-daseos-myeongi-han-maleul-eoddeohge-mideoyo/
- Published: 2025-07-16T01:00:09.000Z
- Updated: 2026-05-24T16:49:12.000Z
- Author: 정진명
- Tags: 책, #blog, 빌린책챌린지2025

## 서지정보

서명: [고작 다섯 명이 한 말을 어떻게 믿어요?](https://ridibooks.com/books/6071000096?ref=guji.jjme.me)  
저자: 송라영  
출판사: 한빛미디어  
출간일: 2024년 12월 13일

## 생각

『고작 다섯 명이 한 말을 어떻게 믿어요?』는 기업에서 UX 리서처로서 일하며 정성 연구 방법론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을 정리한 서적입니다. 『[B급 철학](https://guji.jjme.me/bgeub-ceolhag/)』에서 이어지는 [빌린책챌린지](https://guji.jjme.me/tag/borrowed-2025/) 책입니다.

일단 슬픈 것은 실무 현장에서 정성 연구라는 방법론과 그것을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사람들이 실무에서 겪는 팀 내 설득의 비중일까요. 책의 내용이, 그리고 책이 인용하는 전문가의 발언에서 나오는 업무 비중조차도 "절반 정도는 팀에게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증명하는 데 쓴다"는 것이 좀 서글픕니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정성 연구의 방법론과 방향성은 조금만 상황이 바뀌면, 예를 들면 학계에서는 그 자체가 문제되지는 않지요. 인터뷰, 민족지학을 포함하여 분석하는 질적 연구는 중요한 방법론이고 인간 이해에 대한 지평을 분명히 넓혀줄 수 있는 작업입니다. 굳이 학술의 엄격한 전후 검증이 없더라도, 그런 방식으로 수집되어 배포되는 깨달음(책, 다큐멘터리…)들이 인류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한다는 건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정해진 사람들이, 특히 그 제품의 성과와 관련되어 평가를 받는 특정한 사람들이, 어떤 제품의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계산되지 않는 접근을 택한다는 건 확실히 어떤 종류의 거부감을 극복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성 연구의 대상자는 전체를 반영할 수 없고(일반화할 수 없고), 그것 때문에 전체 그림과는 다른 방향으로 결론이 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우리가 대부분의 선거에서 최다 득표자로 대표자를 선정하지, 모든 표 중에서 한 표를 임의로 뽑아 거기 적힌 사람을 대표자로 세우는 제도를 택하지 않는 것과도 비슷하다고 할까요.

이 책이 역설하듯, 정성 연구를 통해서 정량 연구에 기대하기 어려운 깊은 지식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일단 할 가치가 생겨납니다. 그리고 어차피 우리가 최적의 액션을 찾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왠지 정량 연구는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헛되이) 기대하긴 하지만요. 어차피 우리는 지금 하려는 액션이 80%정도는 맞는 것 같으면, 100% 맞는 액션을 도출하기 위해 헛된 에너지를 쓰기보다는 일단 80% 맞는 액션을 집행하고, 다음 액션을 고민하는 게 맞는 세상에 살고 있지요. 정성 연구를 통해 다음 액션을 정할 수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안 할 이유가 있다면, 그 팀이 그 방법론을 적용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할 때이겠지요. 누가 와서 좋은 방법론이 있다고 해 봤자, 팀이 방법론을 체화하지 않을 거라면 방법론을 적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 방법론이 결과적으로 팀에게 유익할 것인지 여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죠. (우리는 어차피 최적의 액션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 책을 봤을 때에는 업계의 정성 연구를 둘러싼 상황이 많이들 이 수준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팀에게 정성 연구를 체화시키는 것까지가 많은 조직에서 실질적으로 해당 연구자의 중요한 업무인 것이 그 방증이라는 거죠. 저는 이 점 자체가 많은 조직이 정성 연구를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 아닌가, 같은 생각을 합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이 달려 있어야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다니….

책 자체는 완성도있게 정리되어 있는데, 읽은 후의 소감을 정리하다보니 좀 절망적인 내용만 적게 되었네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직군의 사람이 팀 내에서 일을 무시받지 않고 제대로 하기 위해서 "세상에는 진실이 하나만 존재한다는 입장과, 사람마다 다른 현실을 구축한다는 입장이 존재한다" 같은 이야기까지 꺼내야 한다면, 그건 무언가가 잘못되어 있다는 신호 같습니다.